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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테이지의 미학 III / 진유영

백스테이지의 미학

by 신문선 2021. 8. 21.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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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 전]

템포는 왜 이렇게 빠른 거야? 아니, 여긴 왜 또 이렇게 느린거야. 

악보는 도대체 언제 주는 거지?  악기는 왜 이렇게 많이 나올까..

불평하며 혼자 악보를 본다. 혼자 연습해봐도 모르겠다. 

 

불만스러운 마음으로 수많은 악기를 챙기고 그것보다 더 많은 양의 재료들을 나의 무적공구함에 넣는다. 한 트럭되는 짐을 싣고 다시 지하연습실로 나른다. 

 

짐을 풀고 다시 악기를 조립하는 과정에서 이미 진이 빠진다. 

 

 

[리허설]

반가운 얼굴들이 나를 즐겁게 하고 동료의 악기 소리에 신이난다. 그렇게 나의 불평불만은 증발된다. 

 

순수한 즐거움과 기쁨. 

 

 

[전체 리허설 직전]

지하곰팡내.

고단한 몸. 

악기는 끈적거리고 가죽은 축-쳐져 소리조차 나지 않을 만큼의 습도. 

적은 시간 내에 해내야 하는 과제들. 

소리와 행위가 정리되면 채워넣어야할 감각들. 

 

연주가 다가올 수록 예민해진다. 

 

과연 끊기지 않고 해낼 수 있을 지, 곡을 충분히 흡수하고 있는 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 

 

 

공연 이틀 전 밤에 / 진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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