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허설 전]
템포는 왜 이렇게 빠른 거야? 아니, 여긴 왜 또 이렇게 느린거야.
악보는 도대체 언제 주는 거지? 악기는 왜 이렇게 많이 나올까..
불평하며 혼자 악보를 본다. 혼자 연습해봐도 모르겠다.
불만스러운 마음으로 수많은 악기를 챙기고 그것보다 더 많은 양의 재료들을 나의 무적공구함에 넣는다. 한 트럭되는 짐을 싣고 다시 지하연습실로 나른다.
짐을 풀고 다시 악기를 조립하는 과정에서 이미 진이 빠진다.
[리허설]
반가운 얼굴들이 나를 즐겁게 하고 동료의 악기 소리에 신이난다. 그렇게 나의 불평불만은 증발된다.
순수한 즐거움과 기쁨.
[전체 리허설 직전]
지하곰팡내.
고단한 몸.
악기는 끈적거리고 가죽은 축-쳐져 소리조차 나지 않을 만큼의 습도.
적은 시간 내에 해내야 하는 과제들.
소리와 행위가 정리되면 채워넣어야할 감각들.
연주가 다가올 수록 예민해진다.
과연 끊기지 않고 해낼 수 있을 지, 곡을 충분히 흡수하고 있는 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
공연 이틀 전 밤에 / 진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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