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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테이지의 미학 II <부끄러움이 진지함으로 변할 때>

백스테이지의 미학

by 신문선 2021. 8. 21.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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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작곡가가 요상한 연주법을 소개하고 연주자들은 그것을 따라한다. 현대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연주자들임에도  부끄러워 하는 것이 느껴진다. 리허설에서 아주 생소한 풍경은 아니다. 민망함에 웃음이 터지고 부끄러운 감정이 든다. 바보처럼 보이지 않을까 걱정이고, 사실 실제로도 바보같아 보인다. 모든 관습적이지 않은 것들은 어느 정도의 바보같음을 품고 있다.

 

하지만  우스운 움직임들이 작곡가가 구성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등장하고 사라지길 반복하면서 하나의 맥락을 형성할  연주자들의 얼굴에서 웃음기는 사라지고 진지함만이 남는다. 나는 음악이 아니던 것이 의미 체계를 구축하며 음악의 일부가 되는 순간을 목격했다.

 

8 18일의 단상 / 신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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