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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전지은 워크샵 하이라이트

project ensemble morph

by 신문선 2021. 8. 17.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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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ensemble morph 8 22 서울에서 있을 연주회< 곳의 바깥에서, 다시> 위해 6월과 7 사이에  번에 걸쳐 온라인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워크샵에서는 작곡가와 연주자가 자신의 작업을 소개하고 관객과 소통했습니다. 다음의 글은 2021 7 4 저녁 7시에 있었던 작곡가  지휘자 전지은의 워크샵 <불확실, 미확정, 확실, 확정. 그리고…?> 내용  일부를 발췌해 편집한 것입니다.

 

전지은 / 서울 태생의 작곡가이자 지휘자. 음악  자체를 비롯하여 공간과 소리구조를 탐구하고 사회문화적 관습  철학적 질문에 관한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실현하는 작곡가이다독일에서 Ministerium für Kultur und Wissenschaft des Landes Niedersachsen, Ministerium für Kultur und Wissenschaft des Landes Nordrhein-Westfalen, Musikfonds 등의 후원 작곡가로 선정되었고 Landesmusikrat Bremen에서 작곡가상을 수여 받았다유럽과 북미남미 등지그리고 한국의 다채로운 페스티벌에서 여러 앙상블과 곡을 발표하였다지휘자로서는 독일과 핀란드의 오케스트라들그리고 현대음악 앙상블을 이끌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뒤셀도르프 대학 음악학과에 재직, 2021년부터 독일 마부르크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예정이며 현재 사어(死語) 현존하는 연주회 관습에 관한 작품을 쓰고 있다.

 

 

 

 

작곡가/지휘자 전지은 <불확실, 미확정, 확실, 확정. 그리고…?>

 

작곡가 전지은은   발표에서 자신이  년간 해온 작업의 일부를 시간 순서로 소개하며 일종의 연대기적 자전의 형태로 본인의 미학을 설명했다. 전지은은 본인의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감옥"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어떻게 분투하고 있는지를 솔직하게 서술했다. 그는 특히 추상적이고 불확실한 아이디어로부터 작품의 컨셉이 어떻게 구체화 되는지에 집중해 본인의 작품들을 소개했다.

"곡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내가 무엇을 쓸 지도 모르고 어떤 주제를 가지고 무얼 할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있다가 어느 순간 곡이 완성될 때 즈음엔 이 자리에 어느 악기의 어떤 주법으로 어떤 음의 길이와 어떤 다이내믹, 아티큘레이션인지 정해지는 그 작업이 도대체 어떻게 생성이 되는지…"

 

2012 즈음 작곡가는 작곡의 의미  자체에 대한 고민과 분투했다. 당시에는 아직 박자나 음고에 대한 관습적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규정과 통제가 가능한 요소들로 정형화된 구조를 만드는 시도를 통해 작품에 대한 정당성을 증명하려했다.

 

작곡가로서의 전환점이 되어  것은 2015 하노버 의대와 청각장애인 그룹과의 협업. 전지은 작곡가는 리듬은 정확하게 들을  있지만 다이내믹은  청각장애인의 10%정도, 주파수는 많아봐야 20개까지만 들을  있는 인공 달팽이관을 이식받은 사람들의 음악감상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나는 여태껏 너무 구체적이고 자잘한 것들에 집중해 작업을 했는데, 듣는 것에 한계가 있는 이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의미가 없다보니 (…) 그런 것들을 마주하면서 제가 기존에 작업하던 것들이 무너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20 versus 23

2015 .

바이올린과 피아노

MHH 위촉작. Karl Peterson Hanna Wranik 연주

https://www.youtube.com/watch?v=v8oClrqRlqE

 

 

워크샵에서 소개된 2012 이후의 작품들이 전통이나 관습같은 규정된 것에 대해 질문하며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통해 탄생했다면, 2017-18 쓰여진 Diagnose I: eine medizinische Transkription über die Zeitwahrnehmung der Symptome – Panikattacke: Übelkeit beim Sehen des Abgrundes des Lebens und der Welt 공황발작을 주제로 하며 인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작곡가는 /청각과 같은 감각이 극도로 민감해  작은 양의 빛에도 눈이 부시게 되고 주변의 모든 소리가 섞여 크고 자극적으로 들리는 것과 같은 공황발작 상태를 작품의 모티브로 했다.

"곡의 전반부에는 핸드크림 바르는 소리나 동전 소리 같은 어떤 연상작용이 가능한 일상적인 소리를 썼어요. 큰 북을 통해서는 규칙적이지만 컨트롤 할 수 없고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것을 정말 심각하게 느끼면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되는 심장소리를 재연해 보려 했어요. 곡의 후반부에는 거부당하긴 했지만 연주자들에게 과호흡을 요구했어요."

 

 곡과 관련해 참가자들은 연주자들이 과호흡의 상황을 거부한 것에 대한 원인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세훈 작곡가는 연기자나 고전음악 연주자들은 작가가 설정한 고통스러운 상황을 절대 거부하지 않음을 지적했다. 이에 이의경 작곡가는 스토리의 축적을  원인으로 꼽았다. 연주자나 연기자가 이해하고 납득할  있는 맥락이 있다면  안에 들어가서 표현을  있다는 것이다.  연주자는 작곡가의 미학적 맥락을 위해서는 긴밀한 협업이 필요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작곡가들은 감정이나 감각, 어떠한 상황을 표현하고자  소리를 가장 먼저 떠올릴텐데 전지은씨는 소리보다는 인간, 무대위의 인간에게 그런 상황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정세훈 작곡가의 총평은 아주 타당하게 느껴졌다. 전지은 작곡가는 특히 본인의 경험에서 작품의 주제적 아이디어를 얻고있다는 인상이 강했다. 2020 쓰여진  작품 역시도 본인의 경험에서 시작된다. 작곡가는 우리 모두가 아주 밀도있게 경험한 코로나라는 상황 속에서 제한이라는 주제를 찾아내 각기 다른  제한의 상황을 무대적으로 재연했다.

 

Klavier pur (2020)

"우리가 살면서 작년처럼 생활이 제한된 상태로 지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피아노를 칠 때 제한을 걸고 제한을 풀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질문을 해봤어요. 곡의 전반부에는 정확하게 연주해야 하는 부분이 나오고, 중간에 자유롭게 연주해야 하는 부분이 나온 뒤에는 연주자가 연주를 하며 조금씩 안대를 쓰기 시작해요. 그리고 뒷부분으로 가면 복싱 글러브를 끼기 시작하고, 헤드폰을 쓰고 고음량으로 베토벤 소나타를 고음량으로 2분정도 들으며 연주를 해야 해요. 보이지도 않고, 손가락도 쓸 수 없고, 귀도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연주를 하다가 그 뒤에는 헤드폰과 글러브, 안대를 하나씩 벗어요."

 

Ein Beobachtungsspiel (2020)

"작년에 팬데믹 상황을 겪으며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있어 서로 더 관찰하게 되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평소에 관찰하지 않았던 대상들을 더 관찰하기 시작하며 제한과 속박이 증가하게 된 것 같았어요. (…) 콘서트 상황에서는 항상 무대는 관찰되어지고 청중은 관찰을 하는데 그런 관습적인 관찰의 상황을 뒤집어 봤어요. 두 기타리스트가 마스크를 쓰고 등장해서 청중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것 처럼 연기를 하다가 서로의 존재를 인지하고 듀오를 연주해요. 그러다가 청중을 발견하고는 다가가 '이제는 내가 너를 관찰하겠다'고 말한 후 관찰하기 시작해요. 청중의 입장에서는 아마 이 연주가 굉장히 불쾌할 수도 있을거예요. (…) 곡의 후반부에는 청중이 콘서트 상황을 잊고 다른 대상을 관찰하기 시작하게 만드는 '백 마리의 코끼리를 무대에 등장시키는' 큰 이벤트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럼 기타리스트는 청중의 관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지만, 다시 관찰되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며 다시 연주를 하게 됩니다."

 

 참가자는 연주자에게 과호흡 상태를 요구하거나 고음량의 소리를 2분간 듣게 하는  연주자의 신체를 과격하게 다루는것은 악기를 과격하게 다루는 것과는 다른 맥락이라고 지적했으며, 이의경 작곡가는 Klavier pur 제한이라는 작품의 테마를 위해 보조적으로 제시될 뿐인 작품 전반부를  작곡 했어야 했는지  필요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작곡가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네, 저 또한 그 앞부분은 무엇이 나오던지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인용으로 처리할 수도 있었지만, 첫째로 인용자체가 작품에 의미를 변화시킨다고 판단했어요. 또 다른 이유로는 어떠한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쓴 타인의 작품을 무엇이나오던지 상관없는 부분을 채우기 위해 인용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피아니스트의 즉흥연주로 처리할 수도 있었지만 그런 경우에는 작곡가의 책임을 피아니스트에게 전가하게 되는 것이라고 판단해 그렇게 하고싶지 않았습니다."

 

 

Klavier pur

2020년 작

피아노 솔로

2021년 6월, Mabel Yu-ting Huang의 연주

https://www.youtube.com/watch?v=chJTe8q7rH0 


  소개된 전지은 작곡가의 최근 작품들은 제한 혹은 제약이라는 일종의 장애상황을 무대 위로 이식하며 불편함을 통해 인지의 영역을 확장한다는 인상을 줬다. 우리는 가끔 고통을 통해 신경과 감각의 존재를 확인하기도 한다. 작곡가가 설정한 불편한 상황이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는 영역의 인지와 사고를 민감하게 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다만 워크샵에서 전지은 작곡가의 음악을 많이 들어볼  없었다는 것과 인터넷에도 공개된 작품이 아주 적다는 것은 아쉬웠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22일의 연주가 기다려 지기도 한다. 전지은 작곡가는 22  명의 인성(人聲) 위한 »화자가 상대방을 부를  사용하는 표현에 관한 이야기« 발표한다.

 

 

전지은 / 네 명의 인성(人聲) 위한 »화자가 상대방을 부를  사용하는 표현에 관한 이야기« (2021)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호명된다. 태어나자마자 고유명사인 이름을 부여받고 생물학적, 시간적 관계도 안에 놓이면서 여타 호칭 또한 얻는다.  관계도는 일촌의 직계가족에서 비롯되어 수많은 가지를 뻗으며 확장될  있는데 호칭은  사회적 관계를 쉬이 파악하고 이해할  있게 하는 매개이다. 호칭 중에는 누구나 알만한 일반적인 것도 있지만, 이따금 전혀 사용되지 않는 호칭이 생겨나기도 하고 지칭되는 존재가 인지하지 못하는 호칭이 형성되기도 한다
 언어권에 속한 인간은 이질적인 단어를 쓰기 마련이나  세계적으로 발음이 유사한  하나의 호칭이 있다. 엄마. 한 인간이 태어나 가장 먼저 익히는 명사이자 누구에게나 비슷하게 발음되는 말이다. 이는  인간이 모두 비슷한 단어로부터 관계를 인지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한다.
호칭은 사회 안에서 인간의 역할과 관계를 지칭하는  쓰일  아니라 신과 인간의 관계를 명명하기 위해서도 사용된다.  결국 나와 타자를 분리하는 인지 상태를 담보한 것이 바로 호칭이다
 곡에서는 호칭에 해당하는 단어들을 나열하며 억양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고, 의미를 차치한 소리 자체에도 초점을 두어 음향학적 다양성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글, 편집 / 신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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