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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이아름 워크샵 하이라이트

project ensemble morph

by 신문선 2021. 8. 2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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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ensemble morph 8 22 서울에서 있을 연주회< 곳의 바깥에서, 다시> 위해 6월과 7 사이  번에 걸쳐 온라인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워크샵에서는 작곡가와 연주자가 자신의 작업을 소개하고 관객과 소통했습니다. 다음의 글은 2021 7 11 저녁 7시에 있었던 작곡가 이아름의 워크샵 <요동하는 고요>의 내용  일부를 발췌해 편집한 것입니다.

 

작곡가 이아름 <요동하는 고요>

작곡가 이아름은 워크샵에서 본인의 작품세계를 기독교, 사운드, 무대적 요소라는  가지 키워드로 간단하게 정리했다. 하지만 그의 작품과  작곡 과정은 간단하게 이해할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워크샵에서 작곡가는 집요한 질문들에 답해야만 했다.  글에서는 이아름 작품의 토대라고   있는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의 최근 작품들을 소개하며 논쟁적이었던 그의 작곡 과정에 대해 필자가 이해한 만큼만 정리해 풀어내 보도록 하겠다.

 

#1. 영감으로서의 종교

이아름 작곡가에게 있어 기독교는 삶과 분리해서 생각할  없는 성격의 것이다. 그래서인지 기독교적인 주제가 어떤 작품의 배경이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아름 작곡가의 작품목록을 살펴보면 작품의 제목은 (기독교의) 어떤 말씀 안에서 보여지는 단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2014년에 쓰여진 이아름의   <seid ein Licht>(세상의 빛이 되거라)처럼 종교적 맥락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작품도 있는 반면, <herunter>(downward)처럼 제목  자체만으로는 종교적인 느낌이나지 않는 작품도 있다. 그에게 종교는 영감의 원천 혹은 작곡의 계기로서 도구적으로만 작동하는 측면이  강하며, 보통은 종교적 요소나 메시지를 음악 안에 직접적으로 드러내려고 하지는 않는다.

 

*이아름의 작품목록

 

werkliste | areum lee

werkliste

www.areumlee.com

 

단어들은 언어적인 의미로 그리고 그것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의미로 해석이 될 수 있는데 그 중에서 내가 뽑아낼 수 있는 나만의 의미를 찾고, 그것이 음악적인 것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재미있으면서도 굉장히 어려운 부분

 

 

#2. 결국에는 사운드

이아름은 본인의 작품에 종교적 메시지가 전혀 없다고 부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것의 전달  자체에는 회의적인 것으로 보였다. 스스로를 "소리를 중심으로 음악을 생각하는 작곡가"라고 소개한 그는 본인의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종교를 통해 음악적 소재를 찾아낸 이후에는 결국 어느 정도의 추상성을 갖고 있는 예술에서 전달되기 힘든 작품에 내포된 음악외적인 의미보다는 누구나 감각할  있는 일종의 객관성을 가진 사운드  자체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다.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흐름을 만드는 것 같아요. 저는 처음에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대부분은 여기서 어떻게 되고 저렇게 되고 그런 큰 틀을 가지고 시작해서 거기에 악기나 소품을 이용해서 낼 수 있는 사운드들의 공통점을 많이 찾고 있어요. (…) 그 틀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구조적인 폼은 아니고 정말 그림을 그리듯이 스케치를 하는걸 의미하는데, 약간 방향성을 가진 그림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실제로 그림으로 그려서 연하고 진하고, 선이 있거나 다양한 모형들이 있거나… 이런걸 저는 구조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dabar>(, 언어)라는 곡에서 작곡가는 성경구절을 읽고 녹음을  음고를 분석한  음악을 위한 하나의 소재로 적용을 시켰고, 2016년에  <tet>()에서는   자체를 표현하기 보다는 암처럼 퍼지는 죄의 속성을 주제로  오히려 암세포의 전파과정 등을 조사해 적용했다.

 

herunter 

2019 

Moon Doh 지휘로 Ensemble EWCM 연주

 

herunter für Ensemble mit Elektronik (2019) _ Ensemble EWCM

26.05.2019 in Düsseldorf Ensemble EWCM Moon Doh, Dirigent

soundcloud.com

 

 작품에서 이아름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방향성과 운동성을 가진 독일어 단어 herunter 음악과 연관지어, 단어가 내포한 에너지를 소리를 통해 표현했다.  곡에서는 관객석 위에 스피커  개를 달아 바람소리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있게 했으며, 마이크를 통해 증폭된 트럼펫은 밑에층에서  바람소리와 다른 악기들이 바람을 표현하는 소리들을 연결시켰다. 작곡가는 의식적으로 히브리어로 성령을 뜻하는 바람을 소재로 사용했지만 이는 작품의 숨겨진 프로그램으로, 작품에서 어떤 장치로서 작용하는 것은 아니며 사운드의 인식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이 작곡가의 주장이다.

 

 

#3.무대적 요소

또한 이아름 작곡가는 이번 연주에 참여하는 타악기 연주자 진유영이 멤버로 활동하는 앙상블  (Ensemble Rot)과의 협업을 본인의 작품활동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여는 동기"라고 소개했다. 작곡가는 현대음악/퍼포먼스전문 앙상블과의 공동작업을 통해 예전부터 관심은 있었지만 어떻게 음악과 함께 풀어낼  있을지 걱정과 두려움을 안고 있던 퍼포먼스적 요소를 본인의 표현 수단  하나로 확장할  있었다.

 

Best wishes

2019 

Ensemble Rot

 

 

다다이즘 시대의 잊혀진 여성작가를 오마주하는 앙상블 롯의 프로젝트를 위해 이아름은 한나 회히(Hannah Höch) 작품을 재해석했는데, 보여지는 소재, 도구, 동작, 표정과 같은 무대 위에 등장하는 모든 것들의 퍼포먼스적 측면에 대해 고민했다. 특히  어떤 구체적인 연기가 아니더라도 연주기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움직임이나 동작 또한 퍼포먼스 요소의 하나가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며 작곡가는 본인 작품에서의 퍼포먼스 비중을 높여 나갔다.

 

2020년에 발표한 탐탐 솔로곡 <terms>에서 작곡가는 연주자와 악기 자체의 관계에 대해 연구했다. 거대한 탐탐의 뒷면에 트랜스듀서를 설치해  탐탐을 가지고 녹음을 했던 소리들을 연결시켜 현재와 과거가 서로 작용할  있도록 했다.  곡에서 탐탐은 소리를 만들어내는 도구이자 동시에 연주자가 머리로 탐탐을 연주하거나 못을 던지는  자신의 행위나 감정을 풀어내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사물로도 역할하고 있다. 

 

terms 

2020 . 탐탐과 트랜스듀서를 위한 퍼포먼스

Olaf Koep 연주.

*excerpt

 

독일에서 활동 중인 이아름은 일상의 형이상학적 개념들을 조명하여 직관적이며 종교적인 해석을 통해 음악 내적의 에너지를 구성하고 표현하는 작곡가이다또한 음악이 내포하는 본질적 의미를 다른 방식의 매개체를 통해 전달하는 것에 흥미를 갖게 되면서 음악극적 요소나 전자음악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Trost[위로]' 테마로  개인적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다양한 퍼포먼스 곡을 선보였고현재 익숙한 소리들의 다양한 각도와 색다른 텍스처를 연구하며 새로운 프로젝트인 'das Innere[]' 작업하고 있다.

한양대학교에서 작곡을 전공하고(사사김시형김정훈), 브레멘 국립예술대학에서 Prof. Jörg Birkenkötter, Kilian Schwoon 사사하고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뒤셀도르프 로버트 슈만 음악대학에서 José María Sánchez-Verdú 사사작곡최고 과정(Exzellenz Komposition) 졸업하였다한국과 유럽을 활발히 오가며 다양한 곡을 발표범음악제, oh ton, mobile beats, Rot, EWCM, NAMES, Klangrauschen, 팀프 앙상블 등이 연주하였다작년 레지던시(Künstlerhaus Lauenburg) 이어 오는 가을에는 Eckernförde에서 지내게 된다.

 

 

이아름은 이번 연주에서 <Waters> 발표한다.

 

<Waters>

세상에 존재하는/발생하는 수많은 소리 중에 내가 듣고 싶은 소리는 무엇이고 들어야 하는 소리는 무엇인지, 그 소리를 듣기까지 얼마나 나는 귀기울이고, 집중하고, 멀리 혹은 가까이 에 있는지. 그 소리의 방향은 어디이며, 나는 어디 즈음에 있는지, 그것을 따라가는지, 닮고 싶은지 혹은 흉내 내는지, 그 에너지는 얼마만큼 크고 작은지, 그 촉감은 어떤지, 그 깊이와 부피는 어떤지, 그 색깔과 무게는 어떤지, 그것은 계속되는지, 단 한번인지, 그 소리는 내가 들을 수 있는 것인지, 듣지 못하는 것인지, 들어도 들을 수 없고 알 수 없는 것인지. 

소리를 추적해 본다. 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찾아 구석구석 드러내는 시도와 사물에서 발생하는 소리의 특성을 다양한 텍스쳐의 소리들과 단순한 증폭을 통해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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